요한 사도는 자기의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전하려고 힘쓰는데, 그럴 때에 특별히 그리스도께서 구약의 그림자와 예표가 가리켜 보여 주던 그 실재이심을 교훈합니다. 가령 다락방 강화에서 주님께서 “내가 참포도나무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데, 이 참포도나무를 가짜 포도나무와 대조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표인 포도나무와 비교하십니다. 구약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건져서 가나안으로 이끄신 일을 마치 농부가 포도나무를 포도원에 심은 것으로 표현하지 않습니까? 요컨대 주님께서 “내가 참포도나무라” 하신 것은 참이스라엘로 오셔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 삼으신 뜻을 주님 안에서 친히 다 이루실 것을 교훈하신 것입니다. 오순절 이후에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와 연합되는 신자들이 영원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게 될 것을 예언하신 것입니다.
그처럼 주님께서 공생애 첫 유월절에 예루살렘에서 많은 표적을 행하신 다음에 갈릴리로 가실 때에 사마리아 땅으로 굳이 가셔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이때라” 하셨는데, 이 역시도 구약의 그림자와 예표가 가리켜 보여 주던 실재가 왔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참으로 예배할 때가 이제 왔다 하신 것은 전에는 거짓 예배만 드리던 때라는 뜻이 아니라, 전에는 성막과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던 때라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히브리서에서 배웠듯이, 성막과 제사는 그림자와 예표로서 장차 영원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늘의 시온에 나아가 사시는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예배를 가리켜 보여 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이런 관계를 보여 주는 예는 요한복음에서 줄곧 나올 것입니다. 주님께서 나다나엘에게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서 보았다 하므로 믿느냐?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 하시면서,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리라 하신 것도 저 옛날 야곱이 벧엘에서 보았던 환상과 관련되어 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하시는 말씀도 옛 언약의 성소들은 그림자와 예표이고, 그 실재는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이심을 교훈합니다. 그처럼 요한복음에는 구약의 절기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구약의 절기의 본의도 그리스도와 거룩한 교회에 있음을 교훈합니다.
요한 사도는 요한복음서의 머리말에 하나님의 언약에 관한 이 핵심적인 교훈을 압축적이면서도 심오하게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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