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약 2년에 걸쳐서 로마서를 전부 배웠는데, 바울 사도는 이 위대한 서신을 고백에서 시작하여 송영으로 마쳤습니다. 서신의 처음에 자신을 소개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하면서 그리스도와 복음에 관한 고백을 봇물처럼 쏟아 냅니다. 그처럼 서신의 마지막에 역시 ‘내 복음과 그리스도의 설교로 너희를 견고하게 하실 홀로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 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하는 송영이 사도의 심정에서 솟아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세우시고 아들에 관한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로마교회를 견고하게 하실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는 심정으로 마쳤습니다.
우리도 역시 사도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주셔서 주님의 교회로 세워 주신 그 은혜를 겸손히 고백하면서 동시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도적 복음으로써 교회의 사명을 여상히 행하도록 견고히 해주실 그 영광을 힘차게 찬송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로 우리는 조금이라도 스스로 무엇이 된 것처럼 생각해서 스스로 무엇을 이루어 보려는 그런 교만하고 미련한 마음을 도무지 품을 수가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를 겸손히 고백하면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며 살게 해 주실 것을 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노라 하고 자만에 빠지고 그래서 한낱 사람을 자랑하게 되면, 스스로 높아진 거기서 추락할 수밖에 없고 스스로 자랑하던 거기서 부끄러움을 당할 수밖에 없을 줄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와 같이 그리스도로 시작해서 그리스도로 끝나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범사에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데서 시작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는 것으로 끝나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만 비로소 교회가 교회답게 존재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는 일로써만 교회답게 전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실 위에서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존재하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냄으로써만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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