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연인 시편 119:89-96은 119편의 후반부가 시작하는 첫 부분입니다. 전반부에서는 고난 가운데서 호소하는 모습이 주조(主調)를 이루었습니다. 바로 앞 연에서도 시인은 ‘기진’과 ‘쇠진’, ‘소진’ 같은 말로 죽음의 문턱에 있는 자신의 형편을 아뢰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12연에서는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만물을 붙들고 계시기 때문에 신자도 그 안에서 확신을 갖는다는 신앙고백이 울려 퍼집니다. 
89절과 93절은 ‘영원히’(러올람)라는 동일한 단어로 시작합니다. 89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영원하시고 여호와의 말씀이 공간을 다 채우고 있으며, 동시에 주님의 말씀대로 모든 것이 굳건히 서 있다고 고백합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그리고 내용적으로도 주님의 말씀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93절에서는 그러한 여호와의 말씀, 그분의 규례를 ‘영원히’ 잊지 않는 자들을 주께서 친히 살려 주실 것을 확신하며 고백합니다. 고난 중에 있는 사람은 자기만큼 고통스러운 사람이 세상에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 종종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온 세상을 채우고 있으며 자신이 그러한 하나님의 소유임을 깨닫게 되면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여기 제12연에서 배우는 교훈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12연은 여덟 개의 행이 모두 열두째 알파벳인 ‘라메드’(Lamed)로 시작합니다. 그중에는 ‘라메드’로 시작하는 단어도 있지만, ‘라메드’ 자체가 전치사로서 명사와 합하여 동사의 목적어를 만들기도 하고, 또한 부사를 만들기도 합니다. 부사를 만든 예를 보면 ‘영원’이라는 말이 두 번 나오고, ‘대대로’라는 말이 한 번 나옵니다. 즉 89절에서는 여호와의 ‘영원하심’을 고백하고, 90절에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대대에’ 이른다고 고백하며, 93절에서는 주님의 규례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고백합니다. 이외에도 전치사 ‘라메드’는 ‘관계’ 혹은 ‘소유’를 나타내는 용례로도 사용되는데, 94절이 그렇습니다. “저는 주님‘의’ 것이니, 구원해 주십시오.” 
구약의 히브리어 선생님은 히브리어 알파벳을 가르치면서 ‘라메드’의 용례를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시의 내용 면에서도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시며 그분을 믿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자기를 중심으로 세계를 재편성하여 살아가려는 자들에게, 그들의 눈을 들어서 하늘을 바라보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라메드’ 연을 공부하여 나가는 동안에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세계를 보고, 그 안에서 우리를 발견하게 되기를 구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