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연은 ‘카프’라는 알파벳으로 시작합니다. 히브리어 알파벳이 22개니까 11연은 전반부의 마지막 연이고 12연과 함께 119편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내용으로 보면 11연은 매우 어두운 가운데서 호소하는 반면, 12연은 주님의 구원이 영원하다고 노래합니다. 
11연에서 주제어는 ‘칼라’라는 단어입니다. ‘칼라’는 ‘끝내다’라는 뜻인데 사역에서는 ‘다할 진(盡)’을 넣어서 영혼의 기진(氣盡, 81절)과 눈의 쇠진(衰盡, 82절), 소진(消盡, 87절), 이렇게 세 가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칼라’라는 이 단어가 놓인 위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의 처음 두 절인 81-82절, 그리고 마지막에서 둘째 절인 87절에 이 단어가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 88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살려 주시기를 구하는 내용으로 끝납니다. 여호와께서 살려 주시는 일은 ‘칼라’의 뜻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따라서 그 내용과 구조 면에서 ‘칼라’가 이 연의 주제어이고, 시인의 간구의 배경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처음 부분인 81-82절과 87-88절의 중심 단어가 ‘칼라’임을 살펴보았는데, 그 사이에 있는 83-86절에서는 두 가지 이미지가 나오고, 각 이미지마다 ‘핍박’이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연기 속 가죽 부대와 같은 시인’과 ‘핍박하는 악인’이 먼저 쌍을 이루고(83-84절), 이어서 ‘율법을 의지하는 시인’과 ‘웅덩이를 파는 교만한 자의 핍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85-86절). 또한 ‘언제나’(어느 때가 되어야, ‘마타이’)라는 단어는 82절과 84절에 두 번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놓고 생각하면 두 절씩 나누어서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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