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편의 다섯째 연은 히브리어 알파벳 ‘헤’(ה)로 시작합니다. ‘헤’는 히브리어 문법에서 ‘히필형’을 만들 때에 사용됩니다. ‘히필형’은 쉽게 말하면 ‘사역형’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이해하다’를 ‘히필형’으로 사용하면 ‘이해하게 하다, 깨우치게 하다’ 하는 의미가 됩니다. 시인은 ‘헤’라는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이 연의 처음 일곱 절에서 ‘히필 명령형’을 사용합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깨우쳐 주십시오’ ‘걷게 하여 주십시오’ ‘마음이 기울게 하여 주십시오’ ‘눈을 돌이켜 주십시오’ ‘말씀을 이루어 주십시오’ ‘수치를 다른 데로 돌이켜 주십시오’, 이렇게 일곱 번 연이어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히브리어로 이 연을 읽다 보면 알파벳만이 아니라 히필 명령형이라는 문법도 자연스레 익히게 됩니다.
시인은 이렇게 히필 명령형을 일곱 번 사용하면서 간구를 계속해 나가다가, 마지막 절에 이르러서는 “보소서, 제가 주님의 율례를 갈망하오니” 하면서 평서문을 사용합니다. 일곱 차례나 규칙적인 문법 형태가 나오다가 마지막 절에서 주님의 율례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의 형태를 바꾼 것인데, 이것은 마지막 부분을 강조하는 용법입니다. 시인이 하나님께 ‘말씀을 깨우쳐 주시고’ ‘주님의 계명의 길을 가게 하시며’ ‘마음과 눈을 오직 말씀에만 기울이게 하여 주시기를’ 구하는 이유는 결국 시인이 주님의 율례를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또한 마지막 문장에서 “주님의 의로움으로 살려 주십시오” 하면서 간구를 합니다. 주님의 의로운 말씀이 없이는 자신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고백하면서 다섯째 연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119편을 읽으면서 시인이 뛰어난 선생임을 보게 됩니다. 히브리어 알파벳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이 부분에서는 ‘히필 명령형’이라는 문법도 가르칩니다. 그런데 단순히 문법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어떠한 심정으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 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과 관련한 사안임을 짧은 시로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러한 심정으로 다섯째 연을 공부하겠습니다. 
제5연은 마지막 40절이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는데, 40절의 마지막 구절인 ‘살려 주십시오’ 하는 간구가 37절의 마지막에도 나옵니다. 따라서 ‘살려 주십시오’ 하는 이 말을 가지고서 37-40절을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후반부의 내용은, 헛된 것에 주목하지 않게 하시고, 재판정에서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여 주시며, 그러한 일들에서 건져서 살려 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 앞의 33-36절을 찬찬히 읽으면, 시인이 주님의 말씀을 구할 때에 처음에는 자기의 마음을 위하여 말씀을 구하다가 점차 외적인 문제들로 시선을 넓혀 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도 이러한 시의 내용을 따라가는 동안에,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발걸음,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살펴보게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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